(대전=대전뉴스타임즈) 편집부 = 대전의 상징적 명소인 보문산은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산이지만, 그 속 깊은 곳에 자리한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의 존재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이 유서 깊은 불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석조 불상으로, 1990년 5월 28일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되었다.
◆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문화유산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을 찾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보문산 등산로가 아닌, 대전 중구 석교동 방향에서 오르는 길을 따라야 한다.
이정표가 있긴 하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처음 가는 이에게는 다소 불안감을 준다.
초입에서는 ‘보문산 마애여래좌상’ 표지판을 따라 골목길을 올라간다.
이 길은 복전암이라는 사찰까지 이어지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난관이 시작된다.
복전암 이후로는 정식 등산로가 아닌, 민가 담장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이는 주민의 안내 없이는 놓치기 쉬운 코스다.
복전암에서 대문을 빠져나와 위쪽으로 조금 더 오르면 ‘보문산성’ 이정표가 나타나고, 여기서 ‘행복숲길’을 따라 오르면 둘레길과 연결된다. 담장 안쪽은 복전암이지만, 곧바로 올라가는 길은 없고 철문은 잠겨 있다.
결국 이 철문을 피해 우회로를 선택해야 한다.
◆ 둘레길 따라 문화재 가는 길로
보문산 둘레길과 연결되는 지점에서 좁은 오솔길이 시작된다.
중간중간 계단이 보이지만 마애여래좌상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은 아니며, 좌측의 넓은 둘레길을 따라가야 한다.
약 500미터를 더 걸으면 ‘문화재 가는 길’이라는 작은 이정표와 함께 관련 설명이 나온다.
이후에도 좁은 숲길을 따라 더 올라가야 하며, 이 길은 계곡물이 흐르고 인적이 드물어 길이 맞는지 확신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정표와 낡은 나무 안내판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면서 목적지가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 드디어 만나는 ‘보문산 마애여래좌상’
끝내 나무 사이로 비석이 보이고, 그 뒤편으로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이 등장한다.
이 불상은 바위의 외곽을 다듬지 않고, 정으로 새겨 넣은 형태로 제작되어 있어 투박하면서도 소박한 미감을 지닌다.
불상의 조형미와 주변 자연이 어우러져, 마치 세속을 벗어난 작은 성소(聖所)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불상은 많은 이들이 찾는 보문산 정상과 달리 한적한 곳에 위치해, 깊은 사색이나 조용한 탐방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조금은 고요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싶거나, 소박한 소원을 담아보려는 이들이라면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을 향한 여정을 떠나보는 것도 의미 있는 대전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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